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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프로축구 유소년 감독·코치도 근로자" 판단
March 23, 2025

부산지법 “근로자 권리 소멸 증명책임은 사용자 몫”

프로축구단에서 유소년팀 감독과 코치로 일한 이도 노동자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부산지법 민사16단독 오세영 판사는 지난 12일 프로축구단 부산 아이파크의 유소년팀 감독과 코치로 일하다 퇴직한 ㄱ씨와 ㄴ씨가 축구단을 상대로 연차휴가수당과 퇴직금 등을 달라고 제기한 소송에서 각각 8490만여원과 3596만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ㄱ씨는 2007년 3월부터 구단의 유소년팀 감독을 맡아 일하다 2020년 12월 퇴직했고, 코치 ㄴ씨는 2010년 3월∼2019년 12월까지 일하다 퇴직한 뒤 구단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쟁점은 근로계약이 아니라 전속계약 등을 맺고 일한 이들을 연차휴가와 퇴직금 적용 대상인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볼 것인지였다. 구단 쪽은 앞서 이들을 개인사업자로 보고 4대 사회보험에 가입시키지 않고 세금도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했다. 두 사람은 2021년 3월 구단의 전 대표이사들을 상대로 고용노동부 부산북부지청에 진정을 냈고, 지청은 이들을 노동자로 보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으나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구단이 고의로 퇴직금 등을 주지 않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불기소 결정했다.

하지만 오 판사는 “원고들(ㄱ과 ㄴ)이 피고(구단)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두 사람이 해당 축구단 이외 다른 구단과는 유사한 업무를 하는 계약을 맺을 수 없었고 감독과 코치 업무 외에도 구단이 요구하는 각종 부수 업무도 해야 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또 구단 쪽 규정이나 계약을 위반하면 벌금 100만원을 내도록 한 계약 조항도 이들이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동자로 일한 근거가 됐다. ㄱ과 ㄴ은 외부 일정이 없을 때는 구단 사무실에 9시 전까지 출근해 오후 6시까지 일하면서 외부 출장을 갈 때는 출장 신청서를 쓰고 구단 쪽 승인을 받았다.

오 판사는 구단이 두 사람의 출퇴근 현황 등 근태를 정확히 제시하지 못하면서도, 연차휴가수당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데 대해서도 “원고들(ㄱ과 ㄴ)이 유급휴가를 이미 사용해 그에 관한 권리가 소멸했다는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인 피고(구단)에 있으므로, 피고가 근태관리를 소홀히 해 원고들의 유급휴가 사용 여부를 증명하지 못하는 결과에 대한 책임은 피고가 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오 판사는 ㄱ과 ㄴ이 청구한 주휴수당은 이미 정해진 연봉에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대리한 직장갑질119의 장재원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사용자가 업무지시를 실제로 했는지 아닌지보다 사용자가 지위를 이용해 지시를 할 수 있었는지 자체를 중요하게 고려했다”며 “근로자의 입증 부담을 완화한 판결이란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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