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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직장 내 괴롭힘을 용기 내 신고한 사람들이 가해자나 사측으로부터 보복성 고소를 당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대부분 무혐의로 결론 나지만, 피해자는 그때까지 수사와 재판을 감당하며 더 큰 고통을 받게 되는데요.
제은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사소한 일에도 사유서를 쓰게 하고, 교실 창문까지 합판으로 막아버린 어린이집 원장.
지난 2022년 피해교사의 진정에 고용노동부도 '직장 내 괴롭힘'이 맞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하지만 원장은 교사를 명예훼손으로 두 차례 고소했고 모두 '혐의없음'이 나왔지만, 지난해엔 다시 사기혐의로 고소했습니다.
피해교사가 괴롭힘 증거를 조작해 노동부의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어린이집 전 교사/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음성변조)] "이런 것들이 다 고소가 되나 싶은 내용을. 몇 년이나 된 걸 들고 또 소명하는 자체가 굉장히 힘들거든요."
지난달 결국 무혐의로 결론 났지만, 이미 교사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습니다.
[어린이집 전 교사/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음성변조)] "괴롭힘 당한 기간이 3년이긴 한데 한 7년을 이렇게 구덩이에서 빠져 있는 것 같거든요."
미담장학회가 위탁운영하는 서울의 청년센터에서 일하던 남민우 씨.
'백의종군의 자세로 일한다' 등 부당한 내용의 근로계약서에 문제를 제기했다 업무에서 배제되고 바닥 청소를 지시받았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고 퇴사했는데, 두 달 뒤 남 씨는 '사문서위조'로 고소당했습니다.
상급자들이 모두 퇴사했던 시기에 남 씨가 대신 결재한 서류들을 법인이 문제 삼은 겁니다.
[남민우/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 "도움받을 데도 없는데 장능인 대표나 이렇게 저를 (괴롭힘) 했던 직원분들은 법인으로 움직이니까 조금 많이 무서웠던 것 같아요."
이렇게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들이 보복성 고소에 시달리는 건 이를 규제할 법적장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신고를 이유로 한 업무배제와 해고 등은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고 있지만, 형사 고소는 개인의 사법권 행사로 막을 수 없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신고 직후 고소에 대해서는 우선 보복성 조치로 보고, 정당한 고소였음을 사용자가 입증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권호현/변호사] "사용자에게 '불리한 조치가 아닙니다'라고 소명을 하게끔 근로기준법 개정이 필요하다."
또 신고자의 면책을 확대하고, 국가 차원의 법률 지원도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MBC뉴스 제은효입니다.
영상취재: 윤병순, 김창인 / 영상편집: 민경태